교포 살이

밴더 코플 교수님과의 면담

jywind 2010. 9.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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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수금 아침에는 영어학과의 밴더 코플 교수님 수업인 '사회언어학'이 있다. 이 동네 서부 미시간 출신이시고, 그래서 네덜란드 이민 후손이고, 또 칼빈 졸업생이다. (이걸 주욱 한글로 써놓고 보니 새로운 느낌이다)
사실 '사회언어학'이라는 수업이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재미 없을 수도 있는 수업이다. 그런데 교수님은 전형적인 강의와 질문, 대답 형식의 수업을 하시는데도 참 재미있다. 타고난 코미디언 같이 느껴진다. 키도 엄청 크고 콧수염까지 기른 점잖게 생긴 할아버지 교수님이 그러시니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아마 재미로만 따진다면 Calvin에서 제일 재미있는 수업이 아닐까 싶다. 흉내도 내고, 춤도 추고, 학생들을 놀래키기도 하고 그야말로 다양한 기술로 학생들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런 재미를 통해 사회언어학이라는 과목에 재미와 관심을 가지게 하신다.
이름 그대로 사회언어학은 사회와 언어 사이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는 학문이다. 과연 사회의 다양한 계층, 지역, 인종, 성별, 연령에 따라 사람들은 어떤 언어를 쓰고, 또 그 언어에 어떻게 반응하고,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 대우하는지, 용어들과 학자들의 이름은 참 어렵지만 알아갈수록 학문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기말에는 프로젝트 페이퍼를 써야 하는데, 나는 최근 10여년간 한국에서 논쟁거리가 되어 온 '영어공용어화' 문제에 대해 써보기로 결심했다. 지난 금요일 교수님을 면담하며 그러한 이야기를 했더니, 매우 반기시며 적절한 주제라고 열심히 써보라고 하신다.  한국의 언어 문제에 대해 들어보신 이야기는 혀 밑의 근육을 잘라 영어를 잘하게 하는 수술(?)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셨다. 나도 어릴 때 누군가 그 수술 받으면 영어 잘 한다고 그러셨는데, 혀 밑에까지 칼 대 가면서 영어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이제는 발음 제일주의 시대가 지나가서 알아들을만 하면 되니 수술 안 하길 참 잘했다 싶다.
Calvin의 교수님들은, 현재까지 만나 본 바로는, 항상 격려하고 도와준다. 학생들이 자기가 잘 나서 계속 그러시는 줄로 착각할 만큼이나. 그래서 덩달아 신이 나서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듯하다.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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