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살이

운전하다 사슴을 발견한다면

jywind 2010. 10. 23.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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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에 한 번 금요일은 마트에 쇼핑하러 가는 날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진 선교사님과 인도네시아인 부부 니코와 마르시아와 함께 마이어(Meijer)로 장을 보러 나섰다. 약 1시간 반 정도 먹을 거리를 사고 돌아오다가 어두운 길 커브를 지나는데 사슴이 길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아주 짧은 순간 몇 가지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지난 번 진 선교사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사슴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고속도로에서 사슴을 발견하면 절대 속도를 줄이지 말고 가속을 해야 한다고 그러는 것이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발견했을 때는 이미 정지하거나 피하기에는 늦었기 때문이고, 속도를 늦추면 사슴이 앞유리를 뚫고 들어와 운전자와 승객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속도를 오히려 높이면, 차가 좀 찌그러지겠지만, 사슴은 차의 속도 때문에 튕겨 나간다고 한다. 실제로 속도를 줄여 사슴이 앞유리를 뚫고 들어와 그 사슴 뿔에 찔려 운전자가 죽은 사건이 꽤 된다고 한다. 어차피 발견되면 사슴은 죽은 목숨(?)이니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다행히 우리 차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사슴이 얼른 지나간 데다가, 뒤에 따라오는 차도 있어서 약간 속도를 줄였다가 지나가는 선에서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래도 사슴이 보였던 그 몇 초 사이, 생각은 죽음 근처까지 달려갔다 오고 있었다. 운전하다 사슴을 발견한다면?


* 조선일보 2010년 11월 13일자에 비슷한 내용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Why] 달리는 멧돼지는 1t의 힘… 운전 중 튀어나오면 피해야 하나, 그냥 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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