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살이

자신감 충전 100%

jywind 2011. 6. 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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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예배가 끝나고 아이들을 Little Lamb 방에서 데리고 나오는데 교인 중 Tom이라는 분이 불러세운다. 그리고는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중국인 여자분이 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지난 주에 인사를 나눈 Kasey의 어머니시라고 한다. 교육을 공부한다는 말에 본인도 교사이셨다며 반색을 하신다. 이 동네 사람들은 일본, 중국, 한국 사람 구별을 못 한다는 불평도 하신다. 하기야 서양 사람들은 국적불문하고 한국에 오면 모두 미국 사람 취급 받는 걸 보면, 동양 사람 많지 않은 서부 미시간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아내는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멀리서 보니 뭔가 꽤나 이야기가 왔다갔다 한다. 집에 오는 길에 아내가 목사님과 말 많이 했다며, 자기가 하는 말 다 알아들으시더라며 기분 좋아 한다. 일레인과 한국어 수업을 시작한 이후로 '영어 사람'(우리 아이들 표현)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사실 일레인을 소개해줄 때 아내에게 기대했던 가장 중요한 효과가 바로 그것이었다. 나도 실제로 영어 말문이 제대로 트이기 시작한 건 바로 나를 이곳까지 오게 안내해준 웨슬리 웬트워스 선교사님과 연구소 일로 정기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5년 전부터였다. 영어교육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H. Douglas Brown이 쓴 Strategies to Success라는 영어공부에 성공하는 전략에 대한 책에 보면, 불안감을 낮추고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되어 있다. 좋은 원어민 친구를 단 한 명만 사귀면, 그 친구를 통해 외국인을 만나는데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지고 다른 외국인을 만날 때로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요즘은 마트의 고객만족센터에 물건 환불을 할 때에도 아내를 보낸다. 그 전에는 괜히 내가 영어를 못해 상대가 무시하는 건 아닐까 긴장하곤 하던데 이젠 혼자 가서 잘 처리하고 온다. 아내의 자신감은 일레인 이전과 이후가 구분된다. 아직 여전히 콩글리시가 섞여 있지만, 자신있게 이야기하니 상대도 알아듣는다. 내년 되면 자신감 뿐만 아니라 실력도 좋아질거라며 격려를 했다. 지금까지 외국어라면 별로 달가워하지 않던 아내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향한 문을 열어준 듯 하여 참 기분 좋은 주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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