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살이

돈이 아까워도 틀어야 산다

jywind 2011. 7. 2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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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금요일 학과 사무실에서 신디와 잠깐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다. 대화를 마칠 때 신디가 집에 에어컨이 잘 나오느냐고 묻는다. 왜 그러냐고 하니 주말부터 시작해서 다음 주간(그러니까 이번 주간)이 엄청 더울 것이라고 한다. 잘 나온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GR이 북위 43도로 평양이랑 비슷한데 설마 습도도 많은 한국보다 더우랴 했다. 실제로 지난 주까지는 밤에는 섭씨 10도 밑으로 내려갈 정도로 선선해서 낮에만 잠깐 선풍기를 틀면 되었다. 지난 주 오셨던 박재한 선생님 내외분께 '손님 접대용 날씨'라고 얘기할 정도로 환상적인 날씨였다.
  그런데 왠걸. Michigan winter만 대단한 게 아니라 Michigan summer도 만만찮다. 역시 GR 날씨는 GR맞다. (발음을 잘 해야 한다) 장모님께서 한국 뉴스에 날씨 덥더라고 나오더라 하신다. 해외 토픽에 나올만한 날씨였다. 한국 신문에 보니 동부 해안 쪽으로는 섭씨 40도 가까운 날씨에 습도가 겹쳐 더위에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한다. GR 날씨도 주간 내내 33도가 넘는데다 습도가 겹쳐 체감기온 40도가 넘는 날씨가 1주일이 넘게 이어져 폭염주의보에 오존주의보까지 겹쳐 발령되었다. 오늘이 정점이었다. 아내와 아이들에겐 아예 나갈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다.
  다행히 우리 집은 동향이라 정오만 지나면 해가 들지 않고 아파트 꼭대기 층이지만 지붕이 ㅡ 모양이 아니라 ㅅ 모양으로 생겨서 단열이 잘 되어 있어 에어컨만 좀 틀어주면 많이 시원해진다. 애기들이 있기도 하거니와 외부 기온과 차이가 많이 나면 건강에 좋지 않아 에어컨을 틀어도 80도나 81도, 섭씨로 28도 정도로 맞추어 조금 튼 후 선풍기를 돌린다. 그럼에도 이번 주간에는 밤에도 낮에도 에어컨을 달고 살아야 했다.
  통일되면 더위를 피해 우리 평양 정도까지 올라가서 살자고 아이들과 아내에게 말했는데, 평양 날씨도 이런 식이라면 그 제안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듯 하다.

체감기온 최고 55도(아이오와 녹스빌)… 美 살인적 무더위 (조선일보 201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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