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옥스 퀴즈와 함께 하는 가정 예배

jywind 2013. 1. 2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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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시간에서의 이태는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즐겁게 공부했고, 가족끼리의 소중한 시간도 누릴 수 있었다. 특히 신앙적인 면에서 우리 가족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점은 참 감사한 일이다. 이 변화의 상당 부분은 CRC 교단 교회에 다니면서 네덜란드계 이민 후손들의 신앙, 생활에서 배운 것들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저녁 식사 후 말씀을 읽는 일이다. 우리에게 많은 은혜를 베푼 신디, 짐 가정에 방문할 때면 항상 저녁식사 후 식탁 옆의 말씀을 읽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보았다. 짐이 주로 한 장 혹은 한 구절을 읽고 같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 신디나 다른 사람이 질문을 하는 식이었다. 샘물학교 교목이셨던 임경근 목사님의 글에서도 읽은 적이 있는데 (여기에 가면 읽을 수 있고, 혹은 카페에 가면 볼 수 있다) 프랑스 혹은 네덜란드 개혁파 교인들은 육의 양식과 영의 양식을 함께 먹는다고 한다.

  우리가 직접 해보니 이 방식의 좋은 점은 빼먹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아침이나 점심은 바빠서 건너뛰거나 간단히 먹는 사람은 많아도 저녁은 대부분 챙겨 먹는 것이 현대인의 생활이다보니 더욱 그렇다. 작년에 시작 후 몇 번의 변화를 거쳐 현재의 방식에 이르렀다. 읽는 성경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아장아장성경(아가페, 한영대역), The Story for Children(Zondervan)을 거쳐 The Jesus Storybook Bible(Zonderkidz)를 읽는 중이다. 영어권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영어와 우리말로 함께 말씀을 접하는 방식을 택하게 되었다.

          

  어제 저녁엔 이런 순서로 진행하였다.
  1. 둘째가 기도: "하나님, 우리 예배 드려요." 첫째는 글을 알아서 기도문 책과 성경을 읽는데 자기는 못해서 그동안은 말도 안 되게 읽어도 참아주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좀더 의미있는 순서를 맡는게 좋을 듯 하여 기도를 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저녁 식사 기도를 번갈아가며 하기 때문에 간단한 기도는 할 수 있는 상태이다.
  2. 찬양을 한 곡 부를 때도 있다. 매일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잘 알거나 혹은 주일에 예배 때 불렀던 찬양을 같이 부르자는 요청이 있을 때 같이 부른다.
  3. 기도문 책(Prayers for Little Hands) 읽기: 첫째가 기도문 하나를 영어로 읽으면, 아빠가 다시 읽고 우리말로 풀어준다. 현재 세 번째 읽는 중이다. 기도문을 읽게 되니 기도하는 방법, 표현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
  4. 성경 읽기: 아빠가 영어성경에서 두 페이지 정도를 영어로 읽고 우리말로 풀어주었다. 작년에 읽었던 아장아장 성경에도 나오는 이야기이면 첫째가 그 이야기를 찾아 우리말과 영어로 읽기도 한다.
  5. 옥스(?) 퀴즈: 아빠가 오늘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OX퀴즈를 내고, 기도 후 마쳤다.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 특히 최근에 시작한 OX퀴즈를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이전에는 읽은 후 내용을 물어보았는데 아직은 제대로 내용을 다 기억하거나 느낌을 말하지 못하기에 방법을 바꾸었다. 우연히 하루 했는데 그 다음날 아이들이 "아빠 오늘은 옥스 퀴즈 안 해요?"한다. "아, 오엑스 퀴즈?"하니 재밌었다며 예배 드리자고 한다. 퀴즈 이름을 몰라서 옥스가 되었는데 때론 정말로 옥스가 되기도 한다. "오"했다가 슬그머니 "-ㄱ스"로 바꾸는 어린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정예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식사 시간과 연결해서 자기 가족에게 맞는 방식으로 일단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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