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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자다가 어떤 꿈을 꾸었다. 한줌 정도 되는 옷핀을 줍는 꿈이었다. 꿈을 깨보니 내 손에는 옷핀이 한줌 쥐어져 있다. 방 밖에는 선교사님이 안 주무시는지 환하게 불이 켜져 있다. 어 이상하다 하다가 잠깐 사이에 정말 꿈이 깼다. 꿈이 깬 줄 알았더니 그것도 꿈이었던 것이다. 옷핀은 없고 방 밖도 어둡다. 잠을 많이 자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나보다. 

지난 주 갔던 교회에 갔다. 예배 후에 지난 주에 뵈었던 집사님(아직 성함을...)을 다시 뵈었다. 서부 쪽에도 사셨다고 하고 그랜드 래피즈에는 10년째 사신다고 한다. 물론 일기는 눈이 많이 내려 날씨 좋은 그 동네만 못하지만 서부쪽보다 물가도 싸고 치안도 좋아 살기가 좋다고 하셨다. 

지난 주 이 교회 예배 후에 '싱겁다'고 했는데, 집사님 말씀을 듣는 중에 생각을 약간 바꾸게 되었다. 이 지역의 많은 미국인 교회들을 다녀봤지만 이 교회만큼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세대가 모여 예배드리는 교회가 드물다는 것이다. 다른 교회에는 백인 노인들이 많든지 아니면 흑인 교회이든지 그래서 발 붙이기가 쉽지 않은데 여기는 아시아인, 아프리카인도 꽤 있다. 아마 쉬운 영어로 드리는 예배가 있고 또 네팔 난민 캠프 사역, 시에라리온 학교 사역 등을 하는 학교라서 그런 것 같다. 젊은이들도 많이 온다. 그렇지만 여전히 인사도 약간은 형식적이고, 뜨거운 예배를 바라던 한국 목사에겐 담백한 예배는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

오늘 앞으로 10일간 내 발이 되어줄 차를 렌트했다. 연료는 가득 넣어 나가는 조건이라 내심 걱정했는데, 역시 미국은 기름값이 싸다. 베르나만한 차 꽉 채우는데 41달러, 우리 돈으로 약 48,500원이다. 회원제인 코스트코 주유소는 1갤런(3.78리터)에 2.66달, 리터당 845원인데 우리나라 평균가는 약 1,716원(오피넷 기준)이니 반 값이라고 봐야되겠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은 큰 차도 별 부담 없이 몰고 다니는가 보다. 

저녁을 먹고는 아파트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봤다. 몇 년 전 왔던 프린스 컨퍼런스 센터가 언덕 위에 있다. 이 학교 아파트에 산다면, 언덕을 올라가 프린스 컨퍼런스 센터 옆 미디어 센터의 다리를 지나 캠퍼스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늦잠 자서 서둘지만 않는다면 상당히 괜찮은 운동 겸 등교 코스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린스 컨퍼런스 센터 앞 잔디밭은 칼리지 아파트, 신학교 아파트와 연결되는데, 넓고 경치도 좋다. 호젓하게 가족 나들이를 즐기는 분들도 보였다. 이국 땅에서 공부한다는 건 시작도 힘들고 공부도 힘들지만, 자연과 좋은 공기, 싼 식료품과 기름값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복이다. 다만 올해만 나 혼자서 이 복을 누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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