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집애 같다"는 말이 칭찬으로 사용되는 적이 있을까?
이 광고를 보고 딸 아빠로써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어떤 사람으로 기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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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집애 같다"는 말이 칭찬으로 사용되는 적이 있을까?
이 광고를 보고 딸 아빠로써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어떤 사람으로 기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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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배운 대로 산다고 한다. 그런데 이 '배운' 것은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배운' 것들은 피타고라스 정리, 피보나치 수열, 케플러의 법칙, 조동사 같은 것이 아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문제는 바로 사람에 대한 문제, 특히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에게 좀 더 잘할 수 있을까, 혹은 인정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왜 그 사람은 나만 힘들게 하는 걸까? 내가 잘못한 걸까, 아니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인 걸까?
영어가 뭐길래... 가족을 생이별 시키고, 집안 살림을 축 내고. 조기 교육을 권하는 사회에서 그 조류에 휩쓸리지 않기는 참 힘들다. 일전에 본 자료에서는 한국에서 1년에 영어 사교육에 들어가는 돈이 자그마치 17조원이라고 한다.
본의 아니게 조기 유학을 하게 된 우리 집 아이들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있다. 한국의 친지들도, 캐나다나 미국에서 만나는 한국 어른들도 좋겠다고 한다. 너무 어려서 기억이 안날 나이도, 너무 커버려서 영어를 부담스럽게 배울 나이도 아니라서 더 좋겠다고들 한다.
그런데 우리 애들을 보면서 새삼 되새기게 되는 건, 언어 교육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모국어라는 점이다. 우리집의 언어원칙 중 하나는 집에서는 무조건 한국말을 쓴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놀 때로 영어를 쓰면 아빠에게 혼난다.
그 원칙을 듣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었다. 이 동네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보다 영어를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1년을 보내고 난 후 현재까지는 잘 따라가고 있다. 아마 아직까지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용어 등이 복잡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국어로 자유롭게 대화하고, 책 보고, 글도 쓰고 하는 아이들은 그 언어적인 기술들을 그대로 외국어로도 옮겨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언어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일전에 장성한 어떤 선교사님 자녀를 만난 일이 있다. 비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만 쓰는 학교를 다니며 한국인 부모에게 자라 세 가지 말을 유창하게 하여 한국 사람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런데 정작 자기는 말을 할 때 뿌리가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였다. 모국어가 '언어'라는 집을 짓는데 있어서 기초 역할을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말이었다. 튼튼한 기초가 있어야 제대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법.
옆집이 일곱 살에 시작했으니 우리집은 다섯 살에 시작해야해. 광고에서는 두 살에 벌써 책을 읽으니 우리도 할 수 있어. 정말 그럴까? 최근에 읽은 자료에 슬기 혹은 지혜는 '때를 아는 것' (knowing when)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슬기로운 아이로 키우려면 먼저 부모에게 슬기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에게 가장 좋은 때를 찾아낼 줄 아는 부모를 가진 아이는 참 행복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행복할까?
도서관. 책을 많이 가지고 있어 사람들이 빌려 읽으러 오는 곳. 그런데 북미(미국, 캐나다)의 도서관은 좀 다른 느낌이다. 모든 연령의 다양한 사람들을 초대하는 느낌이랄까.
동네 할아버지들은 신문을 읽으러, 어린이들은 장난감도 갖고 놀고 그림책, 만화 DVD도 빌리러, 청소년들은 책도 빌리고, 공부도 하고, 숙제에 도움도 받고, 어른들은 강연도 듣고, 영화도 빌리고, 그리고 책도 읽는다. 엄마가 끄는 유모차에 실려 가기 시작한 도서관에 걷기 힘든 나이가 될 때까지 다니며 책을 보게 된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의 여러 모습들은 이 책 보는 힘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우리가 사는 토론토의 공립도서관에는 이민자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서인지 영어교육, 구직 등 정착을 돕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많은 프로그램들 중 우리 아이들은 이번 여름 방학에 리딩 클럽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다. 방학이 시작하고 얼마 지나 도서관에 가서 아래와 같은 '독서 여권'을 받았다. 아마 책읽기를 여행으로 생각하기 바라서 독서기록장을 여권으로 표현한 듯 하다.
한 권을 읽고 나면 글로 내용을 요약하거나 혹은 어린 아이들은 그림으로 그려 어린이 담당 사서에게 가져간다. 우리집 아이들은 그림으로 그렸다. 사서는 그림에 대한 칭찬을 한 후, 구슬 굴리기 판을 꺼내 아이들이 구슬을 굴리게 한다. Free Sticker!에 걸리면 그냥 스티커를 받고, 아니면 구슬이 굴러간 번호에 해당하는 질문을 한다. 책이 재미있었니, 친구들에게 추천하겠니, 다음에 이 책을 또 읽고 싶니.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하면 역시 동그란 스티커를 주고, 연필, 지우개, 판박이, 탱탱공 등 선물을 고르게 해 준다. 책 이름을 쓰고 그 위에 스티커를 붙인다. 그리고 독서 여행의 다음 단계로 다시 출발!
스티커에는 대여섯 글자의 코드가 적혀 있는데 (위의 그림에서는 흐리게 처리했다), 리딩클럽 웹싸이트에 들어가 입력하면 작문, 숨은 그림 찾기 등 또 다른 재미난 활동들이 기다리고 있다.
거의 한 달 정도 걸렸나. 드디어 아이들이 아홉 권씩을 다 읽었다. 마지막 스티커를 붙이니 사서가 다 읽었음을 인증하는 서명과 날짜를 적어준다.
도서관. 책만 많이 품고 있는 곳이 아니다. 도서관은 사람들이 책을 사랑하도록 도와주는 곳, 그래서 인생이 더 풍성해지도록 만드는 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토론토 공립도서관의 리딩클럽 프로그램이다.
체감기온 영하 이십 오 도. 그런데도 집앞 학교를 보니 쉬는 시간 종이 치자 아이들이 달려나온다. 우리나라였다면 '도대체 제 정신인가!'했을 법한 상황이다. 그런데 캐나다에서는 자연스럽다. 학기 초 학교에서 온 가정통신문에 이렇게 써 있다. 쉬는 시간 두 번 (오전, 오후),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꼭 밖에 나가서 놀게 하니, 놀지 못할 정도의 건강상태라면 학교에 보내지 마세요. 겨울이 시작하면서 온 가정 통신문에는 영하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한 밖에 나가서 놀게 하니 옷을 잘 입혀서 보내달라고 써 있다.
어릴 때 겨울에 춥다고 하면 일본에서는 겨울에도 아이들 반바지를 입혀서 학교에 보낸다는 이야기로 핀잔을 대신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강해져서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북유럽에서는 한겨울에도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운 채 야외에서 낮잠을 재운다는 기사도 보았다. 추운 날씨에 몸이 적응하면서 더 건강해진다고. 캐나다 학교의 '닥치고 야외활동'도 아마 건강한 국민을 키우려는 목적이 있는 듯 하다.
미국 미시간의 초등학교는 세 시 반에 끝나는데 고등학교는 두 시 반에 끝나고 다 운동하러 가는 걸 보면서, 강대국 미국의 힘은 체육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해서 뭐 될래.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요. 그 '훌륭한' 사람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건강이다. 과연 학교 체육시간과 태권도, 수영 같은 방과 후 체육활동 만으로 건강한 국민이 길러질까?
처음에는 체감기온 영하 이십 몇 도에 약하디 약한 우리 집 아이들이 잘 견딜까 걱정이 많았다. 콧물도 안 흘리고 감기도 안 하는 아이들을 보며 기우였구나 깨닫는 데 며칠 걸리지 않았다.
둘째 아이 선생님이 학교에서 면담할 때 싸이트를 하나 추천해 주셨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재미있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이라 한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한 말씀: "아마 노는 줄 알고 공부하게 될 거에요." 큰 애, 작은 애 하루에 삼십 분씩만 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학교에 공부보다는 친구 만나고 놀러 다니는 둘째가 글자와 언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듯... 하다. 좀더 지켜 볼 일이지만.
다른 하나는 내가 공부하면서 유용하게 쓰는 싸이트이다. 석사 과정에서 공부할 때 추천받았던 미국 퍼듀대학교의 온라인 글쓰기 교실인데, 미국 중등학교, ESL, 대학생, 어른 등 영어로 글쓰기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나는 특히 APA 스타일로 글을 작성하는 경우 도움을 많이 받는다. APA style manual을 사서 옆에 둔 것이 아니라서 APA 스타일로 글 쓰는 데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이 싸이트를 띄워두고 도움을 받는다.
사회언어학 시간에 한 학생이 참 재미있는 동영상을 가지고 왔다.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 첫 번째 동영상은 독일 해안경비대 대원이 가라앉는 배에서 온 긴급 무전을 짧은 영어실력 때문에 오해하는 내용. 영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사실 비극적이지만) 얼마나 웃기는 상황인지 아실 것이다.
두 번째는 세탁소에서 일어난 일인데,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 한국 사람이 미국에 와서 어떤 미국 사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그래서 웃는 얼굴로 열심히 한국말로 욕을 했는데, 내리면서 그 미국 사람이 하는 말. "경상도 사투리 쓰시네요." 알고 보니 한국에 수십년 살았던 선교사 출신이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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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
아프리카, 과거 씻는 의식에
노예가 되었던 사람들의 후손을 만나 대화
용감한 가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