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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오기 전에 큰 딸에게 기도를 시켜보려 애를 많이 썼다. 강요하지는 않았다. 다만 어른과 어려움 없이 의사소통을 하니까 기도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어제 집에 전화를 했더니 내가 오고 나서부터 기도를 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빠 있을  때부터 좀 해 보지.

그런데 기도한다는 내용이 참 재미있다. 잠자리에 들 때 자기가 기도를 하는데 하루 종일 있었던 일들을 하나님께 다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유치원 간 이야기, 화장실 간 이야기까지. 기도가 하나님과의 대화라는 면에서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 하나님도 아이들의 그 천진난만한 기도를 들으시면서 참 재미있으시지 않을까? 

어머니와 아내는 그 기도 시간에 웃음을 참느라 이를 꽉 깨물어야 한다고 한다. 게다가 둘째도 큰 애를 따라한다는 것이다. 자기는 아직 말도 겨우 하는 단계이면서 자려고 누우면 '기도 안 했다' 이러면서 일어나 앉는댄다. 사실 우리 집에서 가장 목소리 큰 녀석이 둘째다. 그런데 기도만 시작하면 웅얼웅얼 무슨 소리하는지 모르게 귓속말을 하고 있댄다. 둘째들은 뭐든지 첫째를 따라하려고 하는 것 같다.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하나님은 어린이의 기도를 더 잘 들어주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물론 성경에 그런 얘기는 안 나온다. 그렇지만 계산적이지 않고, 사랑과 순수함이 가득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어린이를 하나님이 어찌 이쁘게 보시지 않을까 싶다. 어떤 사람은 하고 싶은 것 맘대로 다 하다가 죽기 전에 하나님을 만난 사람이 제일 좋겠다고 했다지만, 말을 배우면서 기도를 배우고 하나님을 알게 되어 평생을 동행하는 삶이 진짜 복된 삶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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