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쇼핑가는 마트에, 지나가는 길의 집들 앞에, 그리고 심지어 학교 카페에까지 호박이며 거미줄이 쳐진 걸 보면서 할로윈데이가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 아파트에는 이 지역 저소득층 아이들이 가가호호 다니며 "trick or treat?"을 외친다고 하는데, 우리 아파트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했다. 혹시 저녁에 아이들이 집에 찾아오면 학교 갈 때 간식으로 가지고 다니는 킷캣 초콜렛이라도 주어야겠다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우드론 CRC교회에 갔다가 그 생각을 잊게 되었다. 목사님 말씀이, 오늘은 할로윈데이가 아니라 종교개혁주일이라고 하신다. 그래서 493년전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기치를 올린 것을 기념하며 '내 주는 강한 성이요(A Mighty Fortress is Our God)'라는 찬양도 불렀다. 비록 설교는 은혜와 용서에 대한 것이었지만, 목사님의 잠깐의 광고, 그리고 설명은 잠깐 목사임을 잊을 뻔 했던 자의 정신을 차리게 하는데는 충분했다.

때로 오늘날의 한국 교회를 보면서 새로운 종교개혁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종교개혁을 통해 누구나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언어로 볼 수 있게 되었고,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닌 세상을 변화시키는 빛과 소금과 같은 교회를 지향하게 되었다. 부패한 교회를 일신하기 위해 95개조의 반박문을 붙였던 루터와, 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개혁에 바쳤던 위대한 개혁자 칼빈을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 칼빈의 이름을 딴 학교에 다니는 사람으로써 말이다. 여전히 평신도들은 말씀에서 멀고, 일간신문들은 타락한 성직자들의 기사 싣기에 바쁘다. 15%의 인구가 기독교인이라는데도 1%의 인구가 기독교인이던 100년 전에 비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커지지 않았다. 우리가 가진 신앙의 뿌리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어떤 분야에서든 '개혁'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과, 그 사람이 사회는 계속 변화하고 또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날마다 새로운 문제가 생겨난다. 그렇기에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 종교개혁자들의 신앙의 후예인 한국의 기독교인들, 특히 장로교인들이 자신부터 개혁하고, 교회를 개혁하고, 사회를 개혁해나간다면 우리 한국은 얼마나 달라질까?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