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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을 때 일일연속극을 가족과 함께 보고 있었다. 주인공은 미국에서 나서 한국에 온 요리사인데, 아버지를 찾는다는 거다 (무슨 드라마인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듯). 그런데, 주인공 아버지가 자기 아들의 정체를 알고는 막 울면서 운전을 하고 있었다.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 어머니와 아내에게 한 마디 툭 던졌다.
"저러다가 갑자기 차가 사고가 나서 정신을 잃어. 병원에 실려갔는데, 의사가 '기억상실증'입니다 하든지 아니면 며칠 의식을 못 찾을거야."
갑자기, 끼어들어온 차 때문에 어, 어 하더니 정말 차가 전봇대를 박고는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는다. 두 여자분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목사가 그런 쪽으로 예언을 해서 그렇다나. 내가 볼 때는 나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우리나라 드라마 진행방향이 주로 다 그렇지 않은가. '생각하봐라. 지금 주인공이 아버지랑 만나면 이 드라마 이번 주로 끝이다. 어쩔건가. 결국 계속 아버지인 줄 모르고, 사고 나서 며칠 누워있고, 계속 길이 엇갈리고, 그래야 드라마가 봄 개편 때까지는 갈 거 아닌가.' 변명 아닌 변명을 해야 했다.
그리고 오늘 집에서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어머니께서 첫째와 드라마를 같이 보시는데, 첫째가 그러더라는 거다. "조금 있으면 저 아저씨랑 아줌마랑 뽀뽀할거야." 어머니가 보시기엔 분명히 둘이 싸우고 있는데. 아, 그런데, 정말로 조금 있으니까 남자와 여자가 구석으로 가더니 뽀뽀를 하더라는 것이다! 어머니께서 깜짝 놀라셨다며 말씀을 전해주신다.
아빠의 능력(?)을 물려 받은 걸까, 아니면 벌써 '그런 거' 알 나이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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