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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라는 책을 몇 년 전 사서 틈이 날 때마다 읽고 있다. 원래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설교에서도 사용하고 싶은 마음에 산 책인데, 정작 별로 읽지도 써먹지도 못했다.
  오늘 잠시 쉬면서 읽다보니 '멍텅구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국립수산과학원에 의하면, 원래 이 멍텅구리라는 말이 '뚝지'라는 물고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사진을 보니 심퉁 난 것처럼, 무뚝뚝한 것처럼 생겼다.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되는데, 사람이 아니니 한 번만 넘어가자)  생긴 것처럼 동작도 굼뜨고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도 가지 않는다 한다. 책에 나온 '멍텅구리'는 병(甁)의 한 종류였다.
어느 세계나 그런 것처럼 병의 세계에도 멍청한 녀석이 있다. 병의 목이 좀 두툼하게 올라와서 볼품없이 생긴 되들이 병을 멍텅구리라고 하는 것이다. 바보처럼 양만 많이 들어가는 병이라는 뜻이다.
  문득 이 부분을 읽다가 학교 교육을 오래 받고도 왜 멍텅구리가 되는지 깨닫게 되었다. 진도 빼는 교육, 양만 많이 채워넣는 교육이 멍텅구리를 만드는 것이다. 왜 가르쳐야 하는지, 왜 배워야 하는지 이유는 모른다. 시험에서 또래들을 이길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양을 채워 넣는 것이다. 바보처럼 양만 많이. 그런 바보를 똑똑하다고 천재라고 하니까 자꾸 더 채워넣는다. 시험이 끝나면 결국 다 잊어버리는데.
  지금 하는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말뜻이었다. 무작정 채워넣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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