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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학교 캠퍼스에 Common Annex와 도서관 바로 앞에 Common's Lawn이라고 불리는 넓은 잔디밭이 있다. 날이 좋으면 학생들이 일광욕도 하고, 프리스비를 던지며 놀기도 하고, 낮잠도 잔다. 교수님 중 한 분은 '우리 캘빈 학생들이 Common's Lawn만 지나가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몇 시간씩 일어날 줄 모른다'고 하실 정도로 학생들이 애용하는 곳이다. 이 곳을 우리 아이들은 '아빠 학교 잔디밭'이라고 부른다.
  우리 가족도 저녁 먹고 한 번씩 달리기, 산책, 도토리 줍기도 하고, 때로는 아내와 아이들이 점심을 싸와서 같이 앉아 먹기도 한다. 아파트에서는 '뛰지 말라'고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지라 (아니면 '애를 잡는지라') 뛰고 싶은 마음 여기서 다 해소하라고 꽤 자주 놀러 간다.
  오늘은 아내가 좀더 '건설적으로' 저녁 시간을 보냈으면 했는지 공과 프리스비, 스티키 라켓(뾱뾱이 달린 라켓에 공 던져 붙이는 것)을 사왔다. 저녁을 먹고는 당장 다 싸 들고 '아빠 학교 잔디밭'에 갔다. 아이들 놀라고 사온 프리스비와 스티키 라켓은 어른들 차지가 되었다. 기술이 없는 탓인데 날아가지 않는 프리스비가 싸구려라 그렇다며 탓을 했다. 스티키 라켓은 '5세 이상 사용' 물품인데 놀다보니 우리가 재미있어 어른들 차지가 되었다. 결국 아이들은 탱탱볼을 가지고 놀다 재미가 없는지 도토리 주우러 돌아다닌다. 좋은 자연 환경 속에서 여유를 아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다시 생긴다.
  제목을 써 놓고 다시 보니 Calvin College가 다 내 것인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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