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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는 분에 따라서는 제목이 좀 도발적일 수도 있겠다 싶다. 니가 뭔데 교회를 평가한다 만다 하느냐고 말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교회를 '평가'한다. 교회에 안 다니는 사람도, 주변의 교회 다니는 사람과, 언론에서 접하는 교회의 소식과, 동네의 교회 모습을 보고 교회를 평가한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도, 자기의 교회에 대해, 목사님에 대해, 다른 교회와 비교도 하면서 평가를 한다. 교회에 다닐 사람도, 이 교회 저 교회를 다니면서 '평가'하여 다닐 교회를 정한다. 교회에 다닐 사람과, 교회에 안 다니는 사람은, 교회의 속사정은 잘 모를 것이니 피상적인 평가에 그칠 것이므로 잠깐 접어두고...

  어젯밤, 우리나라 교계 인터넷 언론의 기사들을 보고 나니 잠이 오지 않았다. 왜 우리나라 교회는 속된 말로 '씹히게' 되었을까? 내가 하는 공부는 우리나라 교회의 미래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가? 이런 생각이 교회에 대한 평가로까지 연결이 되었다.
  교회에 잘 다니는 사람들('직분자' '중직자' 그리고 '목회자')도 교회의 평가는 외형적인 부분에 치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회의 건물은 얼마나 큰지, 목회자 숫자는 얼마나 되는지, 교인 수는 얼마나 되는지,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지 줄어들고 있는지. 주목받는 교회, 목회자와 성도가 모두 가고 싶어하는 교회는 대부분 '큰' 교회, 즉 건물이 크고, 교인이 많고, 헌금도 많고, 목회자 숫자도 많다. (그러나 장로 숫자는 적을 경우가 많고...) 그런 걸 보면 교회를 평가하는 방법이나 회사를 평가하는 방법은 동일하다. 주목받는 회사를 보면, 시가총액이 크고, 고용인과 소비자가 많고, 본사 건물이 크고 (멋있고) 책임자(C*O라는 직함)도 많다.
  교육을 공부하면서 교회와 학교를 비교해보게 된다. 교회 교육부서를 평가하는 방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들 숫자가 늘어나면 목사님, 장로님, 성도님들은 잘 하는 목회자로 본다. 그런 케이스로 대형 교회의 담임으로 청빙된 분들도 꽤 있다.

  그런데, '큰' 교회, '큰' 목회자는 많아지는데, 왜 우리 사회에 대한 교회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을까? 인구의 18%(통계청에 따르면)가 기독교인이라는데, 왜 인구의 1%가 기독교인이던 1907년에 비해 그 영향력은 반비례하게 되었고, 그 평가는 극과 극이 되었을까?

  나는 그 답을 학교와의 비교에서 찾고 싶다. 사실 현재 이곳 미시간 주의 큰 이슈의 하나는 Merit Pay, 즉 학생들 시험 성적에 따라 선생님 연봉을 차등화하는 제도의 도입이다. 경영 마인드로 꽉 찬 주지사가 밀어부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서 NCLB(No Child Left Behind)에서 RTTT(Race To The Top)으로 바뀌었지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경향이다. 우리나라도 어쩜 그리 비슷한지. 경제학을 전공하신 장관님이 경제 마인드로 학교를 평가하려 하신다. 그 높으신 분들께 묻고 싶다. 학교를, 교육을 그렇게 평가하는게 정말 맞냐고. 오히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던 선인들의 지혜가 그리워질 따름이다.
  그분들의 논리를 빌려 그분들께 한 말씀 드리고 싶다. 제품의 품질로 승부하시라고 말이다. 숫자에 속지 마시라고 말이다. 사람의 품질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나? 교육은 사람을 길러내고,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교육을 통해 사람이 되었는지, 시민이 되었는지를 보아야 하지 않겠나? 우리나라의 교육이 점수 잘 내는 기계를 양산해 내는 것이라면, 대한민국 교육기본법 2조 1항의 홍익인간의 이념,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그 말, 빼는게 솔직하지 않겠나.

  교회는 무엇으로 평가해야 하는가? 교회 다니는 사람의 양이 아니라 질로 평가해야 한다고 믿는다. 교회가 작아도 그 교회 교인들의 이웃 사랑으로 그 지역이 뜨거워진다면, 교단이 작아도 그 교단 교회들 하나하나가 그러하다면, 그게 제대로 된 교회이고 교단이지 않을까. 교회의 목표는 교회의 성장이 아니라 교인의 성장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목표가 바로 교회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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