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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system Preserve

  캘빈 칼리지에는 캠퍼스 내에 천문대처럼 다른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곳들이 몇 군데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생태계 보호구역(Ecosystem Preserve)이다. 학교 캠퍼스의 절반에 가까운 구역에 자연을 그대로 보존해놓은 곳이 있다. 여름에는 모기 때문에 좀 괴롭기는 하지만(지난 여름 박 선생님 내외분과 잔뜩 물어뜯기고 탈출한 바로 그 곳...) 봄에는 꽃과 새싹, 가을에는 숲과 낙옆, 겨울에는 눈 덮인 숲의 형형색색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이다.
  오늘 아이들과 함께 혹시 예쁘게 변한 나뭇잎을 주울 수 있을까 하여 이곳에 산책을 다녀왔다. 여름은 7, 8월 후딱 왔다가 가고, 겨울은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이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시건주는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편이다. 특히 가을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겨울 준비를 하며 변신하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 그런 즐거움을 가까운 곳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보호구역 안에는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자연이 숨쉬고 있다. 미시건의 자연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게 습지와 호수, 야생화와 나무들, 그리고 동물들까지 만날 수 있다. 구역 입구에는 벙커 센터라고 안내센터 겸 교육장이 자리하고 있다. 내부에 들어가면 미시건 주와 이곳 보호구역에 살고 있는 동식물에 대한 설명과 함께, 동물들의 가죽, 뼈, 알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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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루트(분홍색)

  벙커 센터를 지나 숲길로 들어서면, 독성이 있는 아이비를 주의하라, 그리고 밤에는 야생동물 때문에 위험할 수 있어 출입을 금한다는 공지와 함께 지도를 볼 수 있는 게시판이 있다. 이곳에서 부터 두 갈래로 길이 갈라진다. 우리는 그 전에 가보지 않았던 루트(오른쪽 지도 붉은색)로 걸어 들어갔다. 질척거려서 걷기 힘든 습지에는 위 사진처럼 나무로 길을 만들어두거나 다리를 만들어두었다.
  아이들은 썩은 나뭇잎, 도토리 상관없이 아무 것이나 주워가려고 한다. 집을 자연 그대로로 만들 셈인지... 대신 빨간색으로 예쁘게 물든 단풍나무잎을 주워가자고 제안했다. 나뭇잎도 찾고 중간에 놓인 벤치에서 쉬기도 하며 다녀오니, 집에서부터 왕복 4km 정도가 되는 거리를 힘들다고 징징대지도 않고 잘 다녀왔다.

  몇 주 전 신디가 나뭇잎을 예쁘게 다듬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적당히 말려서 유산지(wax paper) 두 장 사이에 넣고 살짝 젖은 천으로 덮은 후 다리미로 다려주면 잘 달라붙는다고, 그 다음 나뭇잎 모양으로 오려서 책갈피도 하고 카드에도 붙일 수 있다고 한다. 찾아보니 인터넷에 동영상도 있다. 오늘 아이들이 주운 잎들은 깨끗한 종이 사이에 넣어 책으로 잘 눌러두었다. 아이들은 누구에게 단풍나무 카드를 보내고 싶어할까?

 
  * 이곳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좀더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만 3-6세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안내도는 이곳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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