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산가족이 된지 세 해가 다 되어 간다. 얼마 전 손녀들의 사진을 보시고 아마 더 견디기 힘드셨는지 부모님이 방문하셔서 이국 땅에서 즐거운 재회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세 명의 학생들이 학기 중인데다, 겨울 끝까지 내리는 눈과 추운 날씨로 관광을 시켜드리지 못해 참 죄송했다. 그러다 드디어 반짝 해가 난 날씨를 핑계 삼아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나이아가라 관광을 나섰다. 그래도 짧은 시간에 예산도 절약하면서 알차게 구경하려 두 군데 목적지를 잡았다.
첫 번째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라고 알려진 The Living Water Wayside Chapel이다. 인터넷에 나온 주소 14908 Niagara Pkwy Niagara-on-the-Lake를 GPS에 찍고 출발했다. 차가 막히질 않아 한 시간 반만에 수월하게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교회가 없었다.
그새 이사갔을까? 아니면 너무나 작아서 우리 눈에 안 보이는 걸까? 어쩌면 주소를 잘못 넣었나보다며 나이아가라 파크웨이를 따라 차를 좀더 달렸는데도 여전히 없었다. 길을 물어보려해도 추운 날씨에 다니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가족이 산책을 하는 걸 보고 얼른 차를 세웠다. 그 얼른 세우는 사이에 가족들은 우리 차 진행 반대방향으로 한참을 가버려 뛰어가 물어보았다. 차로 3분 정도 더 가야 한다고 그런다. 좀더 달리다보니 차 안에 탄 여섯 명이 동시에 "야, 저기 있다!" 탄성을 지른다. 왼편으로 정말 작은 교회가 나타난 것이다.
정말 작았다.
간판 밑에는 현재는 계절(겨울) 때문에 예배가 없다고 되어 있다. 'Closed'라고 쓰여있지만, 사진에 보이듯이 관광객을 위해 문은 열려 있다.
들어가는 문에 보니 '나이아가라 폭포 기독개혁교회에서 1969년에 지었음'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예배는 나이아가라 폭포 기독개혁교회가 있는 4878 젭슨 스트릿에서 주일 10시에 있으며, 모두를 환영한다는 문구와 함께 말이다.
Walker's County Market이라는 헛간 같은 건물 옆 마당에 세워져 있었다. 날씨가 추워 얼른 안으로 들어갔는데, 난방이 전혀 안 되는데다 문까지 열려 있다보니 기온은 별로 차이가 없다. 앉아보니 정말 어른 다섯 명이나 여섯 명, 어린이들까지 하면 열 명 정도가 앉으면 꽉 차겠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보았던 내부 사진에는 좌우로 장의자가 전철 좌석처럼 배치되어 있었는데, 아마 최근에 의자를 바꾸었는지 아래 사진 처럼 미니 버스 같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에 왔으니 세상에서 제일 짧은 예배를 드리고 가야 하지 않을까? 기도를 하고, 교회 이름을 생각하며 요한복음의 '생수' (Living Water)에 관계된 말씀을 읽고, 기도로 마쳤다.
어린이들도 아주 작은 교회가 신기하고 재미있는 듯 하다. 다만 날씨만 조금 더 따뜻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우리의 앞길에는 더 험난한(?) 날씨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겨울 밤에 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다음 편에 계속!
아, 영어든 한글이든 인터넷에 주소가 정확치 않아서 여기에 GPS로 찍어서 갈 수 있는 주소를 남긴다:
The Living Water Wayside Chapel
15796 Niagara Pkwy, Niagara-on-the-Lake, ON L0S 1J0
(Walker's County Market이랑 붙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