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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하다가 고대 유물(?)이라는 VCR 테잎 몇 개를 발견했다. 그 중에는 영화 테잎도 있고, TV 프로그램 녹화를 해 둔 것도 있었다. 가장 재미있는 건 학생 때 비디오 게임기의 오락 화면 녹화를 해 놓은 테잎도 있었다는 거다. 이 테잎들을 한 번 보고 싶기도 하고, 동영상 파일로 변환해두고 버리고 싶었다. 그러려면 비디오 플레이어가 있어야 하는데, 몇 년 전에 비디오 비전을 내다버린데다 고작 테잎 몇 개 보자고 몇 만원을 주고 플레이어를 사기도 애매했다. 그러던 차에 며칠 간 비디오 플레이어를 빌릴 수 있게 되었다.

서랍 구석에서 놀고 있던 TV 수신카드 Sky TV HD6 USB를 꺼냈다. TV 안테나 선을 비디오 플레이어의 출력에 꽂고, TV 수신카드의 입력에 꽂았다. 그리고 다음 팟플레이어를 실행했다. 그동안 디지털 TV가 되는가 OTA 안테나를 끼워서 써 본 적은 있었지만, 거의 써 보적 없는 '아날로그 TV' 모드 열기를 하고, 채널 (3번)을 맞춘 후 비디오 플레이어의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아! 생각보다 너무 잘 나온다. 팟플레이어의 동영상 캡쳐를 시작하고 그대로 틀어두었다. 테잎 한 개 변환하는데 두 시간은 꼬박 걸리지만, 몇 년간 해결 못 한 숙제를 드디어 풀었다. 아이들은 자기들보다 나이가 많은 비디오 테잎, 그리고 거기에 담긴 스무 살은 젊은 아빠가 무척이나 신기한가 보다. 오랜만에 비디오 화질을 본 아내는 동영상 편집에서 오래된 필름으로 특수효과를 입혀놓은 것 같다고 한다. 8K가 나오는 시대에 VCR 테잎의 치직거리는 화면이라니. 

세가 게임기 화면 녹화. 도대체 이걸 왜 저장해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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